[사설] 식용곤충 산업의 잠재력에 주목해야
입력 : 2021-09-13 00:00
수정 : 2021-09-12 09:37

FAO, 미래식량자원으로 꼽아

항균·비만예방 효과 등도 관심

 

식용곤충 산업이 ‘블루오션(경쟁이 없는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곤충이 미래 먹거리 자원으로 주목받으면서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지정한 바 있다. 가축의 경우 단백질 1㎏을 생산하려면 10㎏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곤충은 1㎏만 들어 훨씬 경제적이란 것이 FAO의 평가다.

최근 국내에서는 식용곤충의 잠재적 ‘웰빙효과’ 6가지가 학술지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연구팀에 따르면 식용곤충은 항산화, 항균, 혈압강하, 항암, 비만 억제, 당뇨병 예방 등 건강에 이로운 다양한 성분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누에나방의 성충과 유충에서 추출한 물질은 인체의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에나방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가수분해해 얻은 물질이 스트레스, 흡연, 과식 등으로 인해 몸 안에 과다하게 생성된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암·동맥경화·뇌졸중·비만·당뇨병 등의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 중인 흰점박이꽃무지·장수풍뎅이 유충에서는 유해세균 박멸에 효과적인 항균 성분이 발견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식용곤충에서 유래한 다양한 펩타이드가 인체 내의 혈압조절 효소를 효과적으로 억제해 혈압 상승을 막아주고, 누에 유충 추출물이 인체의 간암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 ‘밀웜’으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유충에서 추출한 펩타이드는 비만 예방에, 집파리 유충과 꽃매미 성충에서 얻은 추출물은 당뇨병·염증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곤충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국내의 곤충 판매액은 405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곤충 종류별로는 흰점박이꽃무지(189억원), 동애등에(60억원), 귀뚜라미 (43억원), 갈색거저리(28억원) 등의 순으로 판매액이 많았다.

식용곤충 사육은 소·돼지 등 일반가축과 달리 분뇨 및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관리가 수월하다는 점에서 최근 젊은 농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식용곤충 산업을 우리 농업분야의 새로운 효자산업으로 육성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곤충을 혐오식품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체계적인 효능 연구와 다양한 기능성 소재 개발 등을 통해 식용곤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일이 중요하다. 곤충이 미래식량자원으로 거론되는 것을 감안하면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과 이를 원료로 한 농식품 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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