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 완화땐 한우고기값 급락”
입력 : 2022-02-07 00:00
수정 : 2022-02-07 23:54

축산물 수급조절협의회 전망

단계적 일상회복 시대 오면 수요줄어 경락값 20% 하락

선제적 수급조절 노력 필요 수출 늘리고 자조금 확대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할 경우 한우고기 도매값이 전년 대비 최대 20%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월26일 세종시 아름동 축산물품질평가원 본원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열린 ‘2022년 제1차 축산물 수급조절협의회’에서 이러한 수급전망이 제시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가 2021년 대비 3.6% 증가한 353만6000마리에 이르며 도축마릿수도 지난해 대비 8.2% 늘어난 85만90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라 한우고기 수요가 감소하면 한우고기 1㎏당 경락값은 1만7000∼1만9000원까지 떨어질 것이란 게 농경연의 관측이다. 이는 지난해 2만1169원과 견줘 최대 19.7% 하락한 가격이다.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현 수준을 이어가더라도 도축마릿수 증가에 따른 공급량 증가로 1㎏당 경락값은 1만9000∼2만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도 한우 공급과잉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사육마릿수는 2024년 358만4000마리에 이르며 도축마릿수는 99만9000마리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형우 농경연 축산관측 팀장은 “한우고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기에 암소를 출하해 장기적으로 한우산업 변동성을 줄이고 이익을 도모하도록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수급조절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우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한우고기 수출국을 늘리고 자조금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국내 소비만으로는 늘어난 한우 공급량을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어 수출로 답을 찾아야 한다”면서 “정부가 규제 해소와 각종 지원을 통해 수출량이 늘 수 있도록 나서야 하며 특히 미경산우를 수출 특화시키는 방안 마련도 생산자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철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장도 “국내 한우고기 물량 가운데 1%만이라도 수출을 통해 시장에서 격리한다면 가격 안정화에 상당히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홍콩을 비롯 4개국에 불과한 수출 가능 국가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조금 확대를 통한 수급조절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상곤 경상국립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자조금 거출금액을 현실화시키고 정부 예산도 확보해서 선제적 수급조절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창열 전국한우조합장협의회장(경남 거창축협 조합장)은 “정부가 지원해주는 금액을 함께 늘려준다면 현재 한마리당 2만원씩 거출하는 자조금을 3만원씩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출국 확대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자조금 확대와 관련해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박홍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기존 홍콩 수출물량을 더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수출 가능 국가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수출을 하려는 국가에서도 무언가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홍보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수급조절에 자조금을 더 활용해야 한다”면서 “자조금 거출금 확대와 정부 지원 강화와 관련해선 차후 생산자와 세부적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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