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청탁금지법 완화 효과…주요 백화점 판매실적 살펴보니
지난해보다 매출신장률 쑥 홍삼 등 건강식품 제친 곳도
10만원 이상 가격대 인기
코로나로 고향 방문 대신 고가 선물 보낸 소비자 늘어
한우고기가 올 추석 대목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한시적 완화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에서 한우고기 비중이 22.6%로 가장 컸다. 이는 건강식품 매출 비중(17.9%)보다 4%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특히 추석 대목 한우고기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36.6%로 급증하며 건강식품의 매출신장률(20.6%)을 훌쩍 뛰어넘었다.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전체 선물세트 판매 순위에서 한우고기가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홍삼·비타민 등 건강식품에 내줬던 명절 선물세트 1위 자리를 한우고기가 다시 꿰찬 것이다. 특히 10만원 이상 가격대의 상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10만∼20만원대 중고가 선물세트 매출이 30%나 신장했는데, 이 가운데 한우의 인기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도 한우고기를 포함한 정육세트 매출은 25%로 대폭 늘었다.
고가의 한우고기 선물세트도 판매가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40만원 이상 한우고기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 대비 131.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사전예약 판매에서도 20만원 이상의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8.4% 늘었다. 한우와 과일·와인 등을 함께 담은 선물세트도 대거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이들 선물세트는 한우고기에 <샤인머스캣> 포도·와인 등을 혼합하거나 쌀과 멜론 등을 한데 묶은 상품이다.
이같은 한우고기의 선전은 김영란법상 농축산물 선물상한액을 상향 조정한 영향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농축산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농축산물 선물가액 범위를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향 방문 대신 고가의 선물을 보낸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한우고기 선물세트 인기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김영란법 규제 완화로 소비자가 비교적 고가의 한우고기를 구입했고, 여기에 코로나19 영향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최문희·윤슬기 기자 mooni@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