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여파·잠잠한 AI…닭고기값, 겨울에 더 후끈
입력 : 2019-01-30 00:00
수정 : 2019-01-30 23:48

육계값, 2018년 복 시즌 뛰어넘는 강세 보여

이달 상순 1㎏당 평균 2017원 지난해 7월 최고가 1800원

여름철 더위로 폐사율 상승 육계 사육마릿수 크게 감소 AI 없어 소비자 수요 꾸준

3월 지나 차차 하락할 듯 농가, 무리한 입식 삼가야
 


지난해와 달리 산지 육계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닭고기 성수기인 복 시즌(2018년 기준)보다 고공행진인 상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4일 육계값은 1㎏당 2100원이다. 육계값은 2018년 12월19일 2000원대로 진입한 후 잠시 주춤하다 1월4일 재진입해 2000원대를 유지(24일 기준)하고 있다. 올해 1월 상순 평균 육계값은 2017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926원)보다 117.8%, 전월과 대비해 15.9% 올랐다. 1㎏당 최고가가 1800원이었던 지난해 7월 복 시즌보다도 200원 이상 높은 수치다.

이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111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불볕더위로 닭고기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닭은 더위에 취약해 다른 가축보다 폐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태풍 ‘솔릭’ 상륙 직전인 지난해 8월22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닭이 626만7000마리라고 밝혔다.

폭염으로 종계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병아리 공급 부족으로까지 이어졌다. 자연스레 육계 사육마릿수도 줄었다. 2018년 4·4분기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복 시즌 직전인 2·4분기 육계 사육마릿수는 1억1268만1000마리였으며, 4·4분기 사육마릿수는 그보다 약 24% 떨어진 8591만5000마리로 집계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축산관측을 통해 올해 1월 육계 사육마릿수를 지난해 1월보다 5.1% 감소한 8366만마리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날씨는 가축 성장에도 영향을 미쳐 1.6㎏ 이상의 대닭이 부족한 상황이다.

도계마릿수는 기존 예상치보다 감소폭이 컸다. 농경연은 올해 1월 도계마릿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8337만마리보다 6.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초 지난해보다 4.9% 줄어든 7926만마리로 예상했으나 감소폭이 1.2% 더 확대됐다.

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지 않아 가격 흔들림이 없었던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AI가 발생하면 소비자들의 불안으로 육계값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겨울은 AI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AI가 발생하지 않으니 육계가격이 흔들림 없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육계가격이 3월까지 강세를 이어가다 점차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육계값 상승세를 노린 무리한 입식은 주의해야 한다. 육계값 전망치는 2월 1600~1800원, 3월 1500~1700원선이다. 3월 이후엔 병아리 생산 잠재력이 회복세로 접어들어 다시 육계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심민희 농경연 연구원은 “생산성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계열화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자체 생산농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무리한 병아리 입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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