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 방역기술, 일본보다 최대 7년 뒤처져
입력 : 2018-12-03 00:00
수정 : 2018-12-02 14:56

KISTEP ‘가축전염병’ 보고서

국내 백신·의약품 개발 중점 빅데이터 활용은 아직 미흡

최신 융복합기술 활용한 가축 방역기술 개발해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방역기술 수준이 일본보다 최대 7년 가까이 뒤처진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들 전염병의 피해를 줄이려면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빅데이터 등 융복합기술을 기반으로 방역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빅데이터는 형식이 다양하고 빠르게 유통되는 대량의 정보로, 기존 방식으로는 저장·관리·분석이 어려운 데이터를 말한다.

고기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파견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가축전염병’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AI·구제역 예방기술은 일본에 비해 6.7년, 확산방지 및 사후관리분야는 5.6년이 뒤처졌다.

고 연구원은 “국내에선 백신, 동물용 의약품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지만 해외의 각종 첨단 대응시스템에 비하면 관련 기술 연구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장 먼저 관심을 둬야 할 분야로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꼽았다. 가축전염병 발생과 확산 과정을 분석하면 효과적인 방역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미국 국립보건원은 의약품 정보서비스로 수집한 약품의 유통정보를 분석해 유행하는 질병과 전염 속도 등을 예측한다. 또 영국은 전국의 약국과 병원의 처방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최신 융복합기술을 활용한 방역기술 개발도 제안했다. 위성항법장치(GPS)를 기반으로 하는 가축활동 감시시스템과 실시간 차단방역시스템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모든 양의 목에 GPS를 매단 뒤 양 무리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방역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한다.

덴마크 역시 가축이동을 분석하고 중앙가축등록시스템(CHR)으로 수집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 시스템은 수의식품청이 직접 관리한다.

일본도 전국 축산농가를 관리하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구축, 가축전염병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고 연구원은 “세계 각국은 실시간 관리를 위한 첨단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해 가축전염병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방역연구도) 정보통신기술과 가축방역업무의 융복합을 통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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