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부산물 소비 침체…간편식 출시로 돌파
입력 : 2018-07-11 00:00
수정 : 2018-07-12 00:05
가평축협은 직접 만든 사골곰탕 HMR을 온라인 및 관내 축산물프라자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탕 손수 끓이는 가정 줄어 가평축협 생산 HMR 등 인기



서울 용산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이제는 사골을 사가는 사람이 없어서 특별히 주문하지 않는 한 가져다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한우 사골곰탕 가정간편식(HMR)을 판매한다. 김씨는 “열시간 이상 끓이기 힘들어서 직접 만들지 않을 뿐 여전히 한우 사골곰탕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판매량이 제법 된다”고 귀띔했다.

사골·잡뼈 등의 한우 부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유통상인들은 사골·잡뼈 등의 재고가 넘쳐 냉장고가 부족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1인가구 및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집에서 국이나 탕을 직접 끓여 먹는 식문화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여전히 국물 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많다. 최근 국물류 HMR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물류 HMR은 연평균 약 20%씩 성장했다. 특히 자녀가 있는 다인가구는 2017년 평균 1만7306원어치의 국물류 HMR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비해 70%가량 증가한 액수다.

특히 사골곰탕의 인기가 높다. 그 자체로 먹을 수도 있고 미역국·떡국·김치찌개·육개장 등 다양한 음식의 육수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식품·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한우 사골을 활용한 HMR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우 사골이 외국산보다 몇배나 비싸 HMR 재료로 사용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국물류 HMR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한우 사골을 HMR 재료로 활용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한우 부산물을 판매하던 정육점이나 축산물프라자도 한우 사골곰탕 HMR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경기 가평축협이 대표적이다. 남아서 처치 곤란이던 한우 사골·잡뼈 등으로 HMR을 만들어 판매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이상범 가평축협 유통사업본부장은 “재고 걱정이 사라진 것은 물론 조합원의 소득까지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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