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개주산 감자 수입 가시권
입력 : 2025-04-17 15:30
수정 : 2025-04-18 05:00
수입위험분석 절차 막바지 
대형 감자생산업체 ‘심플로트’ 
11개주 대부분 거점으로 삼아 
韓 노리는 LMO 품종 개발도 
개방 땐 국내시장 파장 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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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투데이

현재 한국에 감자를 수출하는 미국 22개주에 더해 11개주에 대한 추가 개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1개주산 감자의 수입위험분석절차가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면서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산 유전자변형생명체(LMO) 감자의 수입 승인까지 이뤄질 경우 국내 감자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검역본부는 2월24일 미국 11개주산 감자의 병해충 위험관리방안과 관련한 심의를 마무리 지었다. 병해충 관리를 조건으로 11개주산 감자의 수입을 사실상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11개주산 감자는 8단계의 수입위험분석절차 중 5단계를 통과했다. 남은 6∼8단계는 수입검역요건안 작성과 행정예고 등 국내 행정절차다.

송 의원은 11개주 대부분이 미국의 감자 생산업체 ‘심플로트’의 거점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플로트는 2월21일 농촌진흥청이 환경 위해성 평가에서 적합 판정을 내린 LMO 감자 품종을 개발한 업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 판단에 따라 심플로트의 LMO 감자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송 의원에 따르면, 11개주 중 7곳에 심플로트의 가공공장 또는 ‘농업인 솔루션(SGS·Simplot Grower Solution)’이 설치돼 있다. SGS는 심플로트가 농가에 종자·비료·농자재를 공급하고 영농 컨설팅도 지원하는 핵심 시설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엔 17개의 SGS가 들어서 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2019년 12월 감자 조건부수입이 허용된 3개주에 이미 심플로트 본사와 가공공장이 있는 아이다호주를 비롯해 심플로트의 핵심 거점인 워싱턴주와 오리건주가 포함돼 있었다”면서 “이들 주로부터 수입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11개주에 사실상 추가 개방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 11개주에 대한 수입위험분석절차가 2019년부터 과학적 방법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송 의원은 시점이 미심쩍다는 의견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통상문제를 논의하던 시점(2월26∼28일)과 엇비슷하게 11개주산 감자에 대한 수입길이 사실상 열리고 LMO 감자에 환경 위해성 적합 판정이 내려졌는데, 미국의 요구에 따라 무역장벽을 낮춰준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서 11개주산 감자의 수입검역절차를 무역장벽으로 규정한 바 있다.

송 의원은 국내 감자시장의 빈틈을 세계적 기업인 심플로트가 파고들 가능성을 경계한다. 송 의원은 “정부는 미국산 통감자에 높은 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입장”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농가 고령화와 고온에 취약한 ‘수미’의 쇠퇴로 감자 생산량은 주는 반면 소비량은 늘고 있어 현재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통감자 수입 요구가 향후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미국산 LMO 감자 수입마저 승인된다면 고삐 풀린 심플로트 LMO 감자가 차츰 우리 입맛을 길들이며 국산 감자를 밀어내고 독점권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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