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명인의 시크릿] (2) 한상준 경북 예천 초산정 대표 직접 만든 쌀누룩·고두밥 사용 1년6개월 이상 숙성기간 거쳐 영양 풍부…공산품과 차별화
“전통방식으로 만든 현미초에는 유기산과 유산균이 많습니다. ‘저속노화(노화 속도를 늦추는 생활습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제가 만든 현미초 인기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상준 경북 예천 초산정 대표(56)는 표정이 밝아보였다. 한 대표는 “전통방식으로 현미초는 최소 1년 6개월 동안 발효·숙성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에틸알코올이란 주정으로 이틀 만에 만들어지는 공산품 발효식초와 달리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쌀누룩과 고두밥으로 만든 막걸리를 초산발효하는 전통방식에 따라 현미초를 제조하고 있다. 쌀누룩도 직접 제조하는데, 할머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제조법을 감각을 통해 익혔다. 손으로 쌀가루를 쥐어 쌀누룩의 수분율·분쇄율을 파악하는 게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수분이 과하면 누룩이 썩고 너무 적으면 뭉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쌀가루 입자가 크면 잡균이 침투하고, 입자가 작으면 누룩곰팡이가 안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이렇게 만들어진 현미초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 등 유기산이 체내 젖산을 분해해 피로를 풀어주고 유산균은 장 건강과 소화를 돕는다”고 주장했다.
저속노화와 ‘웰에이징(Well-ag ing·건강한 노년맞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식초의 기능성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체중·혈당 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입소문을 탄 사과발효식초(애사비·애플 사이다 비니거)가 인기를 끌었다.
한 대표도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식자재를 넘어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소비가 늘고 있다”며 “2020년 12억원이던 연매출이 지난해에는 15억원으로 커졌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1월6일 한 대표를 제94호 ‘대한민국식품명인’으로 지정했다. 농식품부는 수치화하기 어려운 정확한 수분함량과 쌀가루 분쇄율을 오랜 경험으로 터득해 보호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의 음식점과 소매점에 520㎖들이 현미초 570병가량을 수출했다”며 “앞으로도 전통방식을 지켜가며 우리 식초를 해외에 더 많이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예천=정진수 기자 cur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