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확대경] 수박 경남 함안 생산량 최대 20%↑ 2월 일기불순 영향 품질 저하 충남 부여선 산지유통인 거래↓ 기후 변수 등 값 전망 엇갈려
지난해 수박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기상 악화에 따른 생육부진으로 경남 함안 기준 생산량이 30% 가량 곤두박질쳤다. 도매시장 등지에선 수박 품귀 현상에 시달렸다. 올해산은 지난해보다는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다만 2월 날씨가 좋지 않아 과 크기가 전체적으로 작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 함안, “생산량 전년 대비 최대 20% 증가”=올해산 수박 출하가 함안을 시작으로 3월 넷째주 본격화했다. 4월 중하순엔 경북 고령, 대구 달성, 경남 창원이 출하대열에 속속 오를 전망이다. 5월엔 충남 부여·논산이 가세한다.
함안군은 25일 ‘함안 수박 출하 발대식’을 열었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착과기 일조량이 좋아 물량이 전년 대비 10∼2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1일 현장에서 만난 산지 관계자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러나 과 크기가 대체로 작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임영도 대산농협 수박공선회장은 “공선회 소속농가 45곳의 전체 시설하우스 800동(한동당 661㎡·200평) 중 10∼15%에서 점무늬병·덩굴마름병 증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월 중하순 웃거름을 주는 시기에 한파가 닥치면서 병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 탓”이라고 덧붙였다.
송병우 대산농협 조합장은 “1월 중하순 수정 후 1기작 비대기인 2∼3월 상대적으로 건조해 과 비대가 원활하지 않았다”면서도 “구 모양이 좋고 당도가 10∼11브릭스(Brix)로 품위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충남 부여, “산지유통인 거래 뚝”=과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다는 반응은 경북 고령에서도 나왔다. 박명회 고령우곡그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2월 하순 날이 흐려 착과가 불량하면서 한통당 7∼8㎏은 돼야 할 수박 무게가 5∼6㎏로 줄었다”고 밝혔다.
충남 부여에선 산지유통인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찬규 부여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장장은 “부여지역은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등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경기 침체 때문인지 지금쯤 활발하게 다녀야 할 산지유통인이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값 전망, 지역별로 엇갈려…“이른 더위 땐 5월 홍수출하도”=산지에서 전망하는 수박 시세는 지역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차용선 경남 함안군조합공동사업법인 과장은 “산지 거래가격은 5㎏들이 한통 기준 2만3000원 안팎”이라고 밝혔다. 차 과장은 “이는 생육부진으로 출하량이 급감했던 지난해와 비슷하고 평년보다는 10%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경북 고령지역 산지 거래가는 전년보다 5∼10% 올라 5㎏들이 한통에 2만원선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봉호 충남 부여농협 팀장은 “우리지역 산지 거래가격은 5㎏들이 한통당 1만8000원∼2만원선으로 형성될 것”이라면서 “이는 전년 대비 20% 하락한 평년 수준”이라고 말했다.
도매시장은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임영빈 서울 가락시장 동화청과 경매사는 “4월 대형마트 판매가격에 따른 소비자 수요와 경기 회복 여부가 시세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철 한국청과 경매사는 “전반적인 시세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하고 평년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이변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 경매사는 “일반적으로 수박은 영남권에 이어 충남권으로 출하지역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 5∼6월 전국 각지에서 한꺼번에 출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함안=김인경 기자 wh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