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영남권역 현장경영’ 농업·농촌 현안 공유·해법 모색 변화 신속 대응 위해 조기시행 계통공급 농약 가격 조정 검토 수출농협 지원 규모·기간 확대 재해보험 조사방식 현실화 주문
농협중앙회가 농업·농촌·농협의 당면 현안을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2025년 농·축협 권역별 현장경영’에 돌입했다.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하는 올해 현장경영은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예년보다 석달가량 빨리 시작됐다.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영남권역’ 현장경영에서 농·축협 조합장들은 농협중앙회에 농자재 공급 가격 인상 최소화와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기준 현실화 등에 적극 나서주기를 주문했다.
◆앞당긴 현장경영, 위기감 공유=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현장경영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경북·경남·부산·대구·울산 지역 농·축협 조합장 341명, 농협중앙회와 경제·금융 부문의 대표·임원 등이 참석해 농업·농촌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현장경영은 ▲지역본부별 업무보고 ▲농협중앙회 농정활동 성과 및 향후 추진 방향 보고 ▲조합장과의 대화 ▲‘희망농업·행복농촌’ 달성 결의 순으로 진행됐다.
강 회장은 “이상기후, 일손부족,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 등 각종 불확실성이 겹쳐 있는 상황에서 농가와 농·축협의 경영 여건이 결코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 1111개 농·축협과 농협중앙회가 농업·농촌의 문제를 공유하고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생각에서 현장경영을 조기에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농가 실익 증진 위한 지원 확대 요구=현장에서 조합장들은 농약 등 농자재 가격 안정과 수출농협 지원 확대 등을 위해 농협중앙회가 역할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재섭 경북 새의성농협 조합장은 “자체 조사를 해보니 농협경제지주가 각 농협에 계통공급을 하는 농약 가격이 시중 업체로부터 직접 매입할 때보다 최대 52% 비싼 경우가 있었다”면서 “일선 농협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해주려면 계통공급 농약 가격을 낮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계통공급 농약 가격이 시판상보다 비쌀 경우 그 차액을 보전하는 ‘가격차손보전제도’가 과거와 달리 분기마다 신청받아 시행되고 있다”며 “가격 경쟁이 심한 농자재의 경우 농협경제지주에 건의하면 즉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수출농협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영동 경북 서안동농협 조합장은 “김치를 직접 제조해 수출하고 있는데, 20여가지 재료를 모두 국산으로 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손실은 늘었다”며 “농협중앙회가 지원하는 수출손실보전자금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2년으로 제한돼 있는 지원 기간도 더 늘려달라”고 건의했다.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개선 의견도=금융사업과 관련해 농작물재해보험의 피해 조사 방식을 현실화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어승수 경북 울진 북면농협 조합장은 “지난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들이 벼멸구 피해 조사 과정에서 벼멸구가 갉아 먹어 정상적으로 판매할 수 없는 낟알이 수확량 측정 대상에 포함돼 정상적으로 보상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일정 비율 이상의 피해를 본 낟알까지 무게 측정 대상에 포함해 이를 기준으로 최종 보상 금액을 산정하는 현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이 문제에 관해 여러차례 들어 현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드론 등을 활용해 피해면적을 조사한 뒤 이를 토대로 보상금을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 상향 시점을 한차례 더 연기하도록 농협중앙회가 금융당국을 설득해달라는 건의도 있었다. 지난해 12월에서 올 6월로 한차례 연기된 상호금융권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의 상향(110%→120%) 시점을 6개월 더 연기해달라는 것이다.
박동만 부산 남부산농협 조합장은 “농협중앙회의 농정활동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상향 시점이 6개월 늦춰져 한숨 돌렸지만, 6월까지 120% 비율을 맞추기 어려운 농·축협이 여전히 많다”며 “농·축협들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추가 유예방안을 금융당국에 요청해달라”고 했다.
이밖에도 현장에선 도시농협 무이자자금 지원 기준과 농협간 점포 설립 분쟁 해결방안 등을 마련해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일선 현장을 자주 찾아 농업·농촌 발전과 농·축협 사업 활성화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듣겠다”며 “농협의 뿌리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농협중앙회와 농·축협이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현안을 풀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창원=김해대·박하늘·이선호 기자 hda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