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SF 악몽 재현되나…확산세 심각
입력 : 2023-03-20 19:03
수정 : 2023-03-22 05:01
2월 한달간 양성검출수
지난해 전체 수준 규모
새끼돼지값 20% 상승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해외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019년 9월 ASF가 중국에서 유행 중이던 당시 베이징 시내 한 돼지고기 판매점 모습. 연합뉴스

과거 중국 돼지의 절반가량을 사라지게 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겨울 기승을 부려 중국 내 새끼돼지값이 20% 뛰어오르는 등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마저도 시작에 불과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각) 중국을 휩쓸고 있는 ASF 사태에 대해 보도했다. 1∼2월 산둥과 허베이 등 중국 주요 양돈산업지역에서 ASF 발병이 보고됐으며 3월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증권사 보고서는 ‘ASF 검사 업체의 데이터에 따르면 새해 명절 연휴 이후 ASF 양성 검출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한달 확진 검출수가 2022년 전체 수준에 달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돌연 포기하면서 사람과 물류 이동이 활발해졌고, 이것이 ASF 확산을 촉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돼지 생산업체 관계자는 영국 통신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부 산지에서는 ASF 감염 면적이 5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도 감염 확산세가 상당해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돼지고기 가격은 오히려 약세다. 농민이 ASF 확산에 대한 공포로 개월수와 상관없이 돼지 도축을 서둘러 물량이 많이 풀리고 있어서다. 또 중국 정부가 ASF에 대한 공식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는 만큼 도축된 감염 개체가 시장에 유통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도 위축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 농업전문은행인 라보뱅크의 수석 분석가인 판첸준은 “최근 ASF 파동이 중국 전체 모돈 양의 10%에 영향을 미쳐 향후 몇달 동안 돼지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미래 돼지고기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인 새끼돼지 가격은 공급이 부족해 이미 20% 상승했다. 중국 양돈산업 위기가 이제 시작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지점이다.

한편 ASF는 과거에도 중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 바 있다. 2018∼2019년 ASF 발병으로 중국에서 돼지가 몰살되다시피해 다수의 양돈농장이 폐업하고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는데, 돼지고기가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의 핵심 요소라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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