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폭염과 씨름 중인 아르헨티나에서 한 초등학교가 아예 학생들을 수영복 차림으로 등교하게 해 눈길을 끌었다.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시의 프란시스코 구루차가 초등학교가 극심한 폭염에 이 같은 묘책을 내놨다. 전기가 끊겨 에어컨을 쓸 수 없게 되자, 학생들에게 수영복을 입고 오게 해 휴식 시간마다 물을 뿌려주면서 더위를 식히기로 한 것이다.
학교 측은 당초 등교 중단 후 비대면 수업도 고민했다. 하지만 잇따른 정전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고, 개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업을 중단하는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신 수영복과 슬리퍼 차림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킨 후 왜 이런 폭염이 발생했는지, 기후 변화에 따른 결과는 무엇인지 등을 설명하는 이색 수업을 마련했다. 학교 측의 결정에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62년 만의 전례 없는 폭염 사태를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부지역에서는 최근 2주간 최고 평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등 3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는 예년에 비해 8~10도 이상 높은 수준이다.
체감온도는 40도를 훌쩍 넘겼고 지속되는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늘어 대규모 정전도 이어졌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12만 가구의 전기가 끊겼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마탄사 지역에서는 학교 30여 곳이 수도 및 전력 공급난으로 인해 휴교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기상청(SMN)은 폭염 적색경보를 발동했다. 또 농업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한 아르헨티나 농산물 생산 감소 규모가 500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아영 기자 ayou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