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으로 일컬어지는 그리스와 튀르키예 사이에 모처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대지진과 최근 자국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가 두 이웃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3일 동안 그리스를 방문한 니코스 크리스토둘리데스 키프로스 신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올들어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다. 먼저 2월6일 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이웃 시리아에서 약 5만명이 사망했다. 3주 후인 2월28일, 그리스에서 철도 정면충돌이 발생헤 57명이 사망했고 보름이 넘은 14일 현재까지 열차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지만,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에게해섬 영유권과 영공 침범, 자원 탐사 등과 관련한 군사적인 긴장을 안고 살아왔다. 이 때문에 그동안 많은 NATO 동맹국들은 두 나라 사이의 분쟁 발생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모두 여름 전에 큰 선거를 치른다. 튀르키예는 5월14일 총선과 대선을, 그리스는 7월 이전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지지층 결집용으로 의도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이러한 우려와는 반대로 양국 사이에는 화해 무드가 일고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오랜 기간 동안 용납할 수 없는 도발과 공격적인 행동이 지속됐지만, 지진 피해자에 대한 그리스의 동정과 튀르키예의 대응으로 두 이웃 사이의 초점이 바뀌었다"면서 “양국은 긴장 완화와 함께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연 기자 capa74@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