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식습관은 비교적 짧은 시기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특히 육류ㆍ생선 섭취량이 늘어나며 새로운 대사질환들이 등장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이다.
통풍은 관절 연골이나 힘줄, 주변 조직 등에 요산 결정이 바늘 모양으로 침착돼 생기는 대사성 질환이다. 통풍이 발작하게 되면 발과 무릎 등이 붉게 붓고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고통이 발생한다. 난치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요산은 체내에서 단백질 일종인 퓨린이 대사돼 생기는 물질로 세포를 거쳐 혈액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혈액에 잘 녹지 않는 특성이 있어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결정체가 생성되고 이것이 주로 관절 부위에 침착된다. 요산 결정이 면역세포를 자극해 염증반응을 일으켜 관절에서 극심한 통증과 열감, 붓기 등이 유발되는 것.
통풍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족력·성별·비만도 등과 연관이 있고 식습관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꾸준한 식단 관리를 통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통풍 치료는?=통풍 치료는 급성발작을 가라앉히는 대증치료와 혈액 속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한 약물요법이 사용된다. 대증치료에는 주로 소염제가 사용되며, 급성 발작이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린 다음 요산 저하제를 복용해야 한다.
통증 빈도가 매우 드물거나 다른 신체 부위의 통풍 합병증이 없으면 식이 요법이나 금주 등 비약물 요법을 우선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관절염이 자주 나타나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관절 손상ㆍ요로 결석ㆍ통풍 결절 등이 이미 온 경우에는 꼭 약물치료를 해야한다.
특히 통풍은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통증이 호전됐다고 해서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요산 저하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식생활 개선이 핵심=통풍은 식습관과 비만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퓨린 함량이 높은 식품이나 음료를 섭취했을 때 요산 생성이 증가하고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
곱창ㆍ간ㆍ알탕 등 육류ㆍ어류 내장에는 섭취한 영양소가 모여 있어 퓨린 함량이 높다. 일반적으로 고단백ㆍ고지방식에 퓨린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맥주에 퓨린이 가장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통풍환자는 맥주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주종과 관계없이 알코올 자체가 요산 수치를 상승시키고 신장에서 요산 배출을 막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통풍에 좋은 음식은=채소는 대부분 퓨린 함량이 적을 뿐 아니라 섬유소ㆍ비타민Cㆍ엽산이 많아 요산 배출을 돕는다. 퓨린 함량이 높은 고기나 생선 대신 두부ㆍ달걀ㆍ저지방우유 등을 통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또 조리 시에는 식물성 기름(참기름ㆍ들기름ㆍ올리브유 등)을 적당량 사용하고, 튀김ㆍ부침 같은 조리법보다 담백한 찜ㆍ조림과 같은 조리법을 추천한다.
알코올과 달리 물은 요산 농도를 희석하고 배출을 촉진하므로 하루 10컵 이상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통풍 환자에게 양파즙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양파 껍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퀘르세틴 성분은 혈액을 끈적하게 만드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지방의 축적을 막아 요산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또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염증을 예방해 주고 혈관 탄력을 강화해 혈액순환이나 혈액관리에 도움을 준다.
임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