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식물바이러스 세계적 확산…국내 유입 우려
과실 표면 얼룩덜룩…생산성↓
토마토 종자 수입 의존도 커 치료제 없어 유입 차단 최선
토마토 등 가짓과 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ToBRFV(Tomato Brown Rugose Fruit Virus·토마토 브라운 루고스 프루트 바이러스)라는 신종 식물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에서 잇달아 발생해 국내에도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ToBRFV는 종자를 통해 주로 감염돼 토마토 종자의 대부분을 해외 채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에는 국내로 수입된 이스라엘산 토마토 종자에서 ToBRFV가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폐기 처분한 사례가 있다.
한국종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토마토 종자 6896㎏(순수입 175㎏, 해외 채종 6721㎏)이 해외에서 들어온 반면 국내에서 생산된 토마토 종자는 27㎏에 불과했다.
또 이스라엘·이탈리아·미국·중국·네덜란드·스페인·터키 등 ToBRFV 발생국에서도 지난해 토마토 종자가 수입됐다.
ToBRFV는 토마토·고추 등 가짓과 작물을 기주식물로 삼아 작물 생산성에 큰 피해를 일으킨다.
이 바이러스에 걸린 작물은 잎에 모자이크 모양의 반점이 나타나고, 과실의 경우 표면이 거칠어지고 얼룩덜룩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유럽지중해식물보호기구(EPPO)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첫 발생사례에선 ToBRFV에 감염된 토마토의 경우 한주에 달린 전체 열매 가운데 10~15%에서 피해증상이 나타났다. 요르단 발생사례에선 토마토 과원의 모든 식물체에 피해증상이 나타나는 등 발병률이 100%에 달했다.
ToBRFV는 2014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15년에는 요르단, 2018년엔 미국·독일·이탈리아, 2019년엔 중국과 네덜란드·스페인·터키, 올해는 프랑스에서도 신규 발생이 보고됐다.
이처럼 발생 국가가 늘어나자 유럽과 미국은 ToBRFV의 유입을 막으려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직 치료 약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유입을 막는 게 최선의 방어책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1월 ToBRFV를 검역 대상 병해충으로 지정했다. EU 회원국은 2022년 3월31일까지 이 바이러스를 발견하는 즉시 신고해야 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 동식물검역소(APHIS)도 ToBRFV의 자국 유입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올 1월 ToBRFV를 관리병해충으로 지정한 상태다.
이부자 검역본부 위험관리과 주무관은 “해외에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특히 토마토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위험 평가를 했다”며 “국내로 유입되면 심각한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해 올해 1월 관리병해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