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옷감 쿨한 대결…모시…삼베
입력 : 2016-07-04 00:00
수정 : 2016-07-04 00:00

모시…가볍고 바람 잘통해 아토피에도 좋아
셔츠·블라우스 등 다양 단아한 기품 느껴져
손으로 가볍게 빨고 보관땐 풀기 빼야

삼베…땀 빨리 식혀 시원 항균·항독기능
침구·병풍 등 장식 이용 가방 만들어도 좋아
국내 중국산 많아 구입땐 생산지역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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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

 ◆얼마나 시원할까=흔히 모시를 ‘잠자리 날개’에 비유한다. 그만큼 결이 곱고 가볍다는 얘기다. 무거운 옷은 그 자체만으로도 덥게 느껴진다. 또 모시는 바람이 잘 통하고 땀을 흡수하며 촉감이 까슬까슬해 몸에 들러붙지 않는다. 그래서 옷을 벗는 것보다 모시옷을 입는 게 더 시원하다고 할 정도다. 내구성도 강해 빨면 빨수록 윤이 난다.

 천연섬유인 만큼 피부에 좋은 것은 물론. 임은순 한산모시조합 대표(65)는 “손녀에게 입혔더니 여름만 되면 꺼내달라고 한다”며 “아토피에도 효과가 있어 아이들에게 입히면 좋다”고 말한다.

 

 ◆상품은 다양할까=모시 적삼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모시가 한복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자인의 옷과 소품으로 변신한 지는 꽤 됐다. 모시옷이 처음이라면 셔츠나 블라우스부터 도전해보자. 모시옷은 단아한 기품이 느껴져 격이 있는 자리에서 착용하기에도 좋다. 내의·조끼 등 유아용 상품도 나와 있다.

 가격이 부담스럽고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모시 혼방 제품을 이용해보자. 모시에 다른 직물을 섞어 기계로 짠 청바지·와이셔츠·넥타이·양말·속옷 등 현대 모시 제품은 일반 제품과 같은 모양이지만 한결 청량한 느낌이 든다.

 이불·깔개·베개·쿠션 등 모시 침구류는 여름철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 자투리 천을 잇는 조각보 기법으로 만든 러너(좁고 기다란 깔개)·발·다포 등은 어느 공간에나 잘 어울린다.

 

 ◆구입과 관리는 어떻게=국산 모시는 충남 서천의 ‘한산모시’가 유일하다. 따라서 국산 모시를 믿고 구입하려면 서천에 있는 ‘한산모시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선 모시로 만든 의류와 생활용품을 전시·판매한다. 또 원단 형태인 필모시를 구입해 홍보관 2층의 의상실에 맡기면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만들 수 있다. 한산모시는 지리적표시품으로 등록돼 있으며, 제품에 생산이력이 담긴 무선식별장치(RFID) 태그가 붙어 있다.

 한산모시의 등급은 명품·특품·상품·중품으로 나뉜다. 가격은 1필(31㎝♧21.6m)당 명품은 250만~300만원, 특품은 100만~200만원, 상품은 70만~99만원, 중품은 50만~69만원이다. 필모시 1필로는 반팔 셔츠 4개를 만들 수 있다.

 모시는 울샴푸나 빨랫비누를 거품 내 가볍게 주물러 빨아야 한다. 그런 다음 촉촉하게 말린 상태에서 스프레이풀을 뿌려 다림질하면 간편하다. 보관할 때에는 풀기를 완전히 빼고 말린 뒤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둬야 좀이 슬지 않는다.



  ▶삼베◀

 ◆얼마나 시원할까=‘베 고의에 방귀 나가듯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성근 삼베 사이로 방귀가 나가는 것처럼 사방으로 잘 퍼진다는 뜻인데, 삼베에 바람이 얼마나 잘 통하면 이런 속담까지 생겼을까. 또 삼베는 땀 흡수가 빠르며 열전도가 잘된다. 여름이면 안동포로 만든 도포를 챙겨 입는 황근하씨(73·서울 동작구 상도동)는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땀이 차게 변해 땀을 흘리면 옷이 더 시원해진다”고 말한다.

 삼베의 또 다른 장점은 마찰에 강하고 질겨 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항균·항독 기능도 있어 좀이 슬지 않는다. 그래서 대물림해서 입는 것은 물론 평생 입은 도포를 수의로 쓰기도 한다.

 

 ◆상품은 다양할까=삼베는 과거 대표적인 여름 옷감이었지만, 지금은 수의나 도포로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셔츠·바지·재킷·원피스 등 현대인들에게 어울리는 옷들도 나와 있다. 특히 소매나 옷깃 등에 다른 직물을 댄 옷들은 현대적인 느낌이 나면서 시원하게 입을 수 있다.

 거친 듯한 질감과 짜임이 멋스러운 삼베는 침구·병풍·러너·가리개·다포 등 인테리어에 이용하기도 좋다. 안동포로 생활소품을 디자인하는 금포고택공방 박금화 대표(62)는 “삼베에 감물을 들이면 자연스러운 갈색이 나면서 더 질겨져 가방을 만들면 좋다”며 “무거운 명품 가방들과 달리 고급스러우면서도 가벼워 사계절 들고 다닐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입과 관리는 어떻게=국산 삼베는 경북 안동·전남 보성·경남 남해 등에서 생산되며, 이 중 안동포가 으뜸으로 꼽힌다. 시중의 삼베는 중국산이 대부분이라 국산 삼베를 구입하려면 생산지역에 문의하는 게 낫다. 동안동농협에서 위탁운영하는 ‘안동포전시관’에서는 안동포 원단은 물론 안동포 수의·도포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들을 보고 살 수 있다.

 김진식 안동포전시관장은 “지리적표시품으로 등록된 안동포에는 복제방지 홀로그램이 붙어 있어 믿을 수 있다”며 “중국산은 태우면 화학적인 냄새가 나면서 그을음이 생기지만 안동포는 하얀 재만 남는다”고 조언한다.

 안동포는 ‘새’로 품질을 구분하는데, 1새는 80올이다. 35~36㎝의 한폭에 들어가는 올수를 기준으로 6새부터 15새까지 나뉘며, 새가 클수록 곱다. 가격은 1필(길이 22m)당 6새가 118만원이다. 소품들은 1만원 안팎부터 시작해 비교적 저렴하다.

 세탁은 모시와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안동포전시관 ☎054-823-4585, andongpo.or.kr

 서천·안동=김봉아 기자, 사진=김덕영 기자 bo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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