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IRP ‘주목’
연봉 5500만원 이하 직장인 연 최대 115만5000원 절세 농민·자영업자도 가입 가능
퇴직연금 전액 TDF 투자 허용 금융권, IRP 전담조직 신설 고객들, 상품 적극 운용을
예·적금 금리인하에 따라 절세효과가 큰 상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을 들 수 있다.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율이 높아 연말까지 가입해두면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수익률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은 운용상품의 범위를 확대하고, 금융권은 IRP 전담조직을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절세로 모은 ‘티끌’이 ‘태산’이 될 수 있으니 눈여겨보자.
◆비과세의 ‘마술’ IRP=IRP의 가장 큰 혜택은 비과세다. 연말정산 때 연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라면 16.5%, 5500만원을 초과한다면 13.2%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예컨대 연봉이 5500만원 이하인 직장인이 700만원을 IRP통장에 불입했다면 연 115만5000원의 절세혜택을 볼 수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인 1.5%를 적용하면 700만원의 연이자는 10만5000원(세전)이다. 같은 돈을 예금통장에 넣어두는 것보다 IRP에 넣는 것이 나은 셈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만 50세 이상 가입자에 대한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한도가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IRP와 합치면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수익률 높아질까…운용에 관심 가져야=IRP는 본래 직장인들만 가입할 수 있었으나 2017년부터는 자영업자·군인·농민 등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말 기준 377만6000개의 IRP계좌 중 45.8%는 적립금이 0원이었다. 그만큼 IRP계좌를 활용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원인으로는 낮은 수익률이 꼽힌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기준으로 직전 1년 동안 국내 6대 은행(신한·KB국민·IBK기업·KEB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1%대에 그쳤다. 대부분 안정적인 원리금보장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기준 IRP 가입자 중 64%가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했다. 대개 처음 가입한 후에는 따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투자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배분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의 퇴직연금(IRP 포함) 투자한도를 100%까지 늘렸다. 또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퇴직연금을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조만간 공고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담조직을 만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연금영업본부 안에 ‘연금고객관리센터’를 신설했다. 센터는 IRP 가입자에게 먼저 연락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안내한다. 우리은행도 7월 비슷한 기능의 ‘퇴직연금자산관리센터’를 열었다.
심수진 NH투자증권 연금영업본부 차장은 “IRP의 실효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떼가는 자산운용 수수료(0.3%가량)도 고려해야 한다”며 “세액공제를 위해 납입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금융회사들이 있으니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