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 AI 모델 개발 혈중 단백질 후보군 165개 식별…조기대응 가능
혈액 속 단백질을 분석해 심방세동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기존 질병 예측 모델보다 정확도가 높아 조기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보영·김대훈·박한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교수, 양필성 의생명과학부 조교 연구팀은 혈액 속 단백질 정보를 기반으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결과를 국제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 IF 35.5)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심장 부정맥으로 뇌졸중과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기 쉽다. 질병이 발생하기 전 위험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고위험군을 선별해 예방적 치료를 시행하는 정밀의료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심방세동은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염증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발생한다. 이런 복잡성을 반영한 생물학적 지표 중 하나가 혈중 단백질이다. 이에 연구팀은 약 6만3000명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대상으로 혈액 속 단백질과 심방세동 발생 여부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심방세동 발생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단백질 후보군(165개)을 식별했다. 이후 연구팀은 해당 단백질들이 많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심방세동이 실제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테오믹스 모델은 기존 임상예측모델보다 뛰어난 정확도를 보였다. 기존 모델은 나이나 성별·혈압·당뇨 등의 정보와 더불어 특정 단백질(주로 NT-proBNP)만 사용한 반면, 이번 모델은 단백질 후보군만을 분석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해당 단백질들의 정보는 심방세동이 실제 발생할 때까지의 시간을 예측할 수도 있는데 연구팀은 이를 단순 위험예측을 넘어 질병 진행 경과를 추정할 수 있는 기능으로 평가했다. 기존에도 발생시점을 예측하는 모델이 있었으나 이번처럼 혈중 단백질만 가지고 예측한 사례는 없었다.
또 일부 단백질들은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뇌졸중, 심부전 등 동반 질환의 발생과도 연관돼 심혈관계 질환 전반에 걸친 새로운 바이오마커(지표)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였다.
정보영 교수는 “혈액 단백질 분석으로 심방세동 위험을 예측함으로써 향후 예방 중심의 심혈관 진료 패러다임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